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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마저 잊은 엄마들을 위하여
장미 2008-12-04

<엄마열전>/ 12월16~3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747-1010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 혹은 때때로 그냥 아줌마. 잠깐, 그녀들의 진짜 이름은 무엇이었지? 극단 차이무(차원이동무대선)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엄마열전>. 가족을 위하느라 이름조차 잊은 우리 엄마들의 아픔을 껴안은 따뜻하고 수다스런 연극이다. 그 아래 붙은 영문 제목은 ‘Mothers and Tigers’(엄마들과 호랑이들). 놀라운 건 크레딧에 오른 작가의 이름이다. 미국·아일랜드·이스라엘·싱가포르 등에서 연극 활동을 하다 차이무의 예술감독이자 연출가인 이상우와 인연을 맺은 윌 컨이라는 낯선 외국인이 그 주인공. “오래고 끈질긴 고통의 역사를 이겨낸 한국 호랑이 같은 한국 엄마들”을 담고 싶었다는 그는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살아가는 이 땅의 여성들을 인터뷰해 작품의 초고를 만들었다.

민씨네 큰집 앞마당. 첫째, 둘째, 넷째, 막내 며느리가 김장을 하러 한데 모였다. 배추와 무, 고춧가루에 새우젓을 넣고 힘껏 버무리면서 그녀들은 맵고 짜고 눈물나는 인생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외부인의 넓은 품에 와닿은 한국의 일상은 전혜진, 최덕문, 정석용, 오용 등 최근 영화와 TV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 차이무 간판배우들의 연기로 생명을 얻을 예정. <행복한 가족> <양덕원 이야기> <클로저> 등의 민복기 연출가가 지휘한다. 이상우 연출가가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