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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너에게 반했어, 에드워드

여학생들 <트와일라잇> 보려고 조퇴까지…속편 <뉴 문> 제작 발표도

지난 11월21일 0시를 기해 전미 개봉한 10대 뱀파이어영화 <트와일라잇>은 말 그대로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어린 여학생들이 입을 모아 예찬하는 이 영화는 심야상영만으로 7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주말 총수입은 제작사 자체적으로 추측한 흥행성적을 1천만달러 이상 넘어선 706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개봉 하루 뒤인 22일에는 흥행적 순풍에 힘입어 속편 <뉴 문>의 제작도 발표되었다.

물론 박스오피스 수치야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면 다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주말 관람객이나 지난 며칠간 극장 앞을 지나친 뉴요커라면 <트와일라잇>의 인기를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AMC 시어터스 엠파이어 25’는 25개 스크린 중 7개 대형관을 <트와일라잇>에 할애했음에도, 이어지는 관객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티켓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의 줄이 다음 블록까지 계속돼 보행자들이 어리둥절해할 정도였다. 한적한 관람을 예상하고 개봉일 오후 2시쯤 극장을 찾았으나 그 시간마저 학교를 조퇴 또는 무단 이탈한 여학생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학창 시절 단체관람을 하던 기억이 되살아날 정도였다. 입장권 예매 웹사이트 ‘판당고’가 <트와일라잇>의 개봉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4% 이상의 설문자들이 학교나 직장을 결석이나 조퇴할 생각이라고 한다. 극장을 가득 채운 여학생들은 관람 내내 여주인공을 부러워하는 한숨을 내쉬었고, 남자주인공의 하얀 얼굴이 비칠 때마다 탄성을 터뜨렸으며, 영화 내내 키스를 할 듯 말 듯 뜸들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환호했다.

스테파니 메이어가 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3살의 반란>으로 눈길을 모았던 캐서린 하드윅이 연출했고, 전학 간 여고생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는 잘생긴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사이의 사랑을 다룬다. 뱀파이어 테마를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실망하겠지만 예전 할리퀸 로맨스 소설 시리즈 등에 심취한 여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컬트나 장르영화가 아닌 멜로, 로맨틱판타지에 가깝다는 것이다. <트와일라잇>을 포함한 메이어의 뱀파이어 시리즈는 총 4권으로 전세계에서 1700만여권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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