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장이 다시 한번 뭉치는 것일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은 드림웍스의 신작 <히어애프터>의 감독을 고려 중이다. 영화의 구체적인 플롯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히어애프터>는 <식스 센스>와 비슷한 초자연적 심령스릴러라고.
이스트우드와 스필버그가 영화로 인연을 맺은 건 2006년부터다. 당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은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제작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맡으며 두 사람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아버지의 깃발>은 2007년 아카데미 감독상에,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2007 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두명의 베테랑이 만든 두편의 전쟁영화는 그 작품성을 확실히 인정받아왔다. <히어애프터>에 관한 두 거장의 재결합 여부에 할리우드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재결합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파라마운트다. <가디언>에 따르면 <히어애프터>는 드림웍스가 파라마운트와 결별하기 이전부터 제작 중인 영화였다(드림웍스는 올해 10월 파라마운트와 결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연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분리가 논의되던 시점부터 스필버그가 이스트우드에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히어애프터>의 감독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면, 이들의 작업은 고스란히 드림웍스의 공으로 돌아간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로 누렸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이스트우드의 행보에 파라마운트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한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히어애프터>의 감독을 맡는다면, 그에게는 이 영화가 하나의 도전이 될 듯하다. 이스트우드는 한번도 심령스릴러류의 영화를 연출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깃발> <체인질링> 등 실화에 기반한 사실적인 연출로 명성을 얻은 그가 <히어애프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그렇다면 스필버그와의 세 번째 작업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향후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