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씨네스코프
엄마 찾아 삼만리
김성훈 사진 조석환 2008-11-11

안선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귀향> 촬영현장

말이 필요없었다. 감독도, 배우도, 스탭들도 그저 눈빛만으로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그래서인지 촬영장은 너무나 조용했다. 10월28일 양수리 제7세트장.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인 안선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귀향>의 촬영은 총 30회차에서 4회차만 남겨둔 막바지였다. 이날은 매우 중요한 감정 신을 찍는 날. 호주로 입양됐다가 어머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온 주인공 성찬(박상훈)과 다 쓰러져가는 여인숙을 홀로 운영하는 어머니(이화시)가 서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장면이었다.

이선영 촬영감독이 광량을 측정하고 반원 트래킹을 통해 ‘여인숙’ 공간설계와 화면사이즈를 체크하는 동안 감독은 어머니 역의 이화시 옆에 조용히 다가가 동선에 대해 조곤조곤 대화를 나눈다. “선생님, 성찬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신경 쓰지 마시고, ‘선을 따라서 간다는 것’(자신의 움직임만 신경 쓰는 것)만 염두에 두시면 돼요.” 성찬 역의 박상훈과 함께 움직임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맞춰보던 이화시는 감독의 요구에 대답 대신 말없이 신뢰의 눈빛을 보냈다.

올해 영진위 예술영화지원사업에 선정돼 4억원을 지원받은 영화 <귀향>은 근대화 시대의 해외입양을 다룬 진지한 작품이다. <두번째 사랑>으로 30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 고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 이화시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귀향>은 11월3일에 촬영을 마치고, 내년 2월까지 후반작업을 거쳐 5월에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