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극장이 아닌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스크린이 걸렸다.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판 갤러리 벨벳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에 3층 테라스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작품은 박철수 감독이 총괄프로듀서로 참여한 최위안 감독의 <저녁의 게임>. 갤러리 벨벳은 “작품 자체보다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에 눈이 먼 요즘, 작품만을 순수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모아 전시를 기획했다. 갤러리 킹, 대안공간 미끌, 대안공간 헛 등 홍대 근처 3개의 갤러리도 참여했다. <저녁의 게임>은 백색 스크린이 아닌 설치작업 스크린 위에 상영되며, 설치작업은 전정현 작가가 영화의 컨셉과 느낌을 살려 완성했다. “야외상영을 비롯해서 이광모 감독님과도 상영 방식에 대해 많이 의논했었다. 이번에 처음 시도해본 방식인데 <시네마 천국>의 분위기도 나고 사람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시나리오, 제작 등 영화쪽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갤러리 벨벳의 문철 대표는 “갤러리 바로 옆이 청와대라 7시 이후엔 교통이 통제된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어 조용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색다른 영화감상을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이 전시는 11월19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