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명박·강만수 ‘리만 브러더스’가 이번엔 종부세 깎는 걸 주도했다. 기획재정부 관리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청와대의 특별 지시사항이라고 신신당부했단다. 왜 그렇게 욕을 먹고도 만수 오빠를 감싸는지, 둘이 정말 사랑하나보다 했는데, 이러려고 그랬나보다. 미스터 리의 미스터리 일부가 풀렸다.
정부는 비싼 집일수록 종부세 감면율이 낮다지만 눈가리고 아웅이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재산세랑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는 비싼 집일수록 감면율이 월등히 높다. 여론이 나빠지자 정부와 한나라당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당론도 없는 한나라당이 뭘 요구했겠나. 얘들은 왜 이리 하는 짓이 어처구니가 없을까. 그냥 부자 편이라고 해.
부자 편보다 더 나쁜 건 거짓말하는 거고, 거짓말보다 더 나쁜 건(어차피 들통나게 마련이니) 올 상반기 온 국민이 주경야독 촛불학습을 통해 배웠다시피, 개념이 없는 거다. 얼마 전 유가 인상 등으로 학원비가 올랐다면서 대통령이 팔걷고 나서 학원비 인상이나 담합 등을 잡으라고 했는데, 학원비 오른 건 본인이 부채질한 사교육 강화 정책 때문이라는 걸 진짜 모르는 걸까?
노무현 아저씨는 정권이 바뀌어도 종부세를 절대 되돌리지 못하게끔 종부세를 거둬 지방자치단체에 부동산 교부세로 나눠주도록 했다고 자랑했다. 천하의 노 아저씨도 정권이 바뀔 것은 알아도 바뀐 정권이 지방을 이렇게 유령 취급할 줄은 몰랐나보다. 서울민국 강남공화국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내가 이 동네 저 동네 옮겨 살아봐서 아는데,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당장 애랑 같이 시민회관 수영장에 가려고 해도 비용과 시설수준, 접근성이 사는 동네냐 덜 사는 동네냐에 따라 다르다. 그나마 못사는 동네는 아예 없다. 애 수영이야 고무 대야에 물 받아놓고 한다 쳐도, 경제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의탁할 곳 없는 노인들의 복지문제에 이르면 할 말이 없다. 지방 재정이 줄면 당장 피 보는 것은 마을회관이나 양로원 운영비, 저소득층 지원금 등이다. 강남권에서 비싼 집 갖고 있는 노인들의 세부담을 걱정하는 것의 백만분의 일이라도 전국 노인들의 처지를 걱정해보란 말이다.
무대책으로 종부세 완화를 지른 기획재정부는 지방도 세출구조조정 방식으로 대응하라며, 한마디로 니 알아서 하라고 한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지방세를 더 받으라는 얘기다. 국민 생활고를 이렇게 가중시켜놓고, 대체 경제는 언제부터 살리겠다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