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 떨지마,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미국의 마케팅 조사기관 NPD그룹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영화, 비디오, DVD에 관련한 지출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로써 급격한 성장률의 하락과 수평선을 그리던 판매율에 울상을 짓던 홈비디오 시장의 쇠퇴는 예상보다 더딘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졌다. NPD그룹이 9월1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인 소비자가 영화, 비디오, DVD에 지출하는 금액의 41%는 영화 DVD 타이틀을 구입하는 데 사용됐으며, 이는 지출 항목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두 번째로 비율이 큰 항목은 DVD 대여비로 전체의 29%에 해당했으며, 극장 티켓 구입이 18%, TV시리즈 DVD 타이틀 구입비용이 11%로 그 뒤를 이었다. 1% 이하의 비용을 지출하는 기타 항목에 대한 응답으로, 온라인을 이용해 TV쇼나 영화를 구입한다는 응답이 나왔는데, 전체 지출 금액의 0.5%에 불과했다.
물론 이 결과를 일반화해 활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소비자의 지출규모가 작다고 해도 디지털 비디오 시장은 유아기에 불과하며, 특히 조사가 이루어진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시장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NPD그룹은 “소비자 선택에 있어서 영화적 경험 같은 감성적 요소가 여전히 우세함”을 보여준다고 조사결과를 정리했다. 더욱이 블루레이 DVD의 출시로 선택지가 다양해진 지금, 컴퓨터 화면이나 아이포드로 보는 영화가 DVD나 극장에서 제공하는 영화적 경험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조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할리우드의 현황을 짚어주는 큰 그림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등의 미디어플레이어업체들과 스튜디오들이 온라인 배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는 최근 분위기를 통해, 할리우드의 미래가 온라인 비디오 사업에 걸려 있음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조사와 관계없이 향후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NPD그룹의 산업 분석가 러스 크럽닉은 “결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의 거래건수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 관점에서 그 시장의 매력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조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