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관광청 지수 ★★★ 액션 긴박감 지수 ★★ 니콜라스 케이지 스티븐 시걸화 지수 ★★★★
용병 출신의 프로 킬러 조(니콜라스 케이지)는 어디에서 쏴도 다 맞히는 백발백중 스나이퍼. 어느 날 그는 지하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갱 수랏의 의뢰를 받고 범죄와 환락으로 가득 찬 도시 방콕에 간다. 그가 맡은 임무는 도시 방콕을 움직이는 4명의 권력자를 암살하는 것. 조는 이 낯선 도시에서 소매치기인 콩(샤크릿 얌남)을 고용하여 계획에 착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콩의 도움으로 임무를 한 단계씩 완수해나간다. 이야기는 킬러로서 임무를 완성해가는 주요 극구조에 조가 방콕에서 만난 현지 여자 폰(양채니)과의 사랑이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는 전형적인 상업영화다. 이 영화는 <디 아이>로 유명한 태국의 ‘팡 브러더스’(옥사이드 팡, 대니 팡)가 1999년 자신들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동명의 영화를 직접 리메이크를 한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청각장애인인 살인 청부업자와 그의 조수가 나누는 우정을 소재로 하였지만 이번 리메이크작은 캐릭터의 설정에 변화를 주었다. 원작과는 달리 폰이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으로 나온다. 다만, 늘 백인 남성 옆에 있는 동양 여성처럼 순종적이고 소극적인 여성상이다.
스스로 정통 할리우드 액션영화라 표방하고 있는 점과 달리 영화 속 액션은 그간 보여주었던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연출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중에서도 타이의 담노엔 사두악 수상시장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수상시장 특유의 좁은 공간과 물 위라는 넓은 공간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한다. 수상시장이라는 특이한 공간을 잘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빠른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물리적인 시간만 빠르게 느껴지게 할 뿐이다. 이것은 영화에 나오는 총기액션, 오토바이 액션 등도 마찬가지다. 상황만 전달하려는 장면 전환은 액션영화에서의 감정과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구축, 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타이 시가지에서 조가 자신의 목표물을 내려다보는 시선과 목표물의 시점화면을 교차로 보여주는 장면은 그나마 극 안에서 제대로 충돌하여 긴장감이 발생한다. 이런 액션에 대한 이야기와는 별개로 조가 콩을 수련시키는 장면에서 동양의 스승이 있어야 할 자리에 백인 남자배우가 스승의 역할을 대신하여 콩을 가르치는 모습은 문화적으로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tip/ 이 영화의 감독인 옥사이드 팡, 대니 팡은 광고연출가와 영화편집가의 경력을 가진 타이의 쌍둥이 형제감독이다. 이들 형제는 <디 아이>를 통해 아시아와 전세계에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