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로렌 와이스버거가 2005년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이 출간됐다. <누구나 알 권리가 있다>는 홍보회사의 화려하면서 정신없는 일상에 유머 조금, 상상력 조금, 낭만을 듬뿍 넣어 버무린 달짝지근한 칙릿이다. 맨해튼의 투자은행에서 하루 종일 책상을 떠나지 못하던 베트는 홧김에 사직서를 던지고 백수로 돌아간다. 바빠서 쌓여만 갔던 통장잔고, 축적해둔 지방으로 연명하던 베트는 멋진 게이 삼촌 윌의 소개로 홍보회사 대표 켈리와 만나고 취직까지 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 동료들과 친해질 겸 찾아간 클럽에서 일어난다. 모든 여자가 사귀고 싶어 안달하는 남자 필립 웨스턴의 무릎에 앉아 정신 놓을 때까지 술에 취해버리고 사진까지 찍힌 것. 즉시, 베트는 뉴욕 사교계의 유명인사로 떠오른다. 베트가 담당하는 파티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필립과의 애정행각은 고정적으로 가십란을 달군다. 그러나 정작 베트는 필립과 아무 관계도 아니며 섹스 한번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데…. 진실은 책장을 끝까지 넘기는 독자만이 알 일이겠지만, 가독성만큼은 분명하니 걱정하지 말 것. 미란다 프레슬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부재와 부족한 현실성에도, <누구나 알 권리가 있다>의 미덕은 소설에서 베트가 애호하는 로맨스소설에 대한 변명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예측 가능하고, 재미있으며, 믿음직하고, 저항할 수 없는 연애사건들을 그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