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녀들은 ‘냉미남’을 좋아한다. 다정하고 친절한 소년보다는 무뚝뚝하고 무례하지만 잘생긴 소년을(소녀들이 좋아하는 책에는 불퉁스런 미남들 천지다). <트와일라잇>에서도 그렇다. 평범한 ‘소녀1’ 앞에 어느날 숨이 막힐 듯 멋진 소년이 나타난다. 그런데 그 소년은 소녀를 이유없이 차가운 눈길로 쏘아본다. 그런데도 소녀의 마음은 가눌 길 없이 소년쪽으로 기우는데…. 결국 소년은 “착하게 사는 건 포기할 거야”라는 엄청난 선언과 동시에 소녀와 사귀기로 한다. 그런데 그는 진짜 ‘냉’미남이었다. 그의 일족은 뱀파이어였던 것이다. 뱀파이어 이야기 특유의 서늘한 관능미를 사춘기 소년 소녀의 일상에 덧입힌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평범한 소녀가 운명적인(혹은 생사를 건)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인 동시에 뱀파이어 일족끼리 벌이는 액션이 더해진 활극이기도 하다. 평범녀 벨라와 냉미남 에드워드의 이야기는 사춘기를 오래전에 지나 보낸 독자에게 익숙한 두근거림을 다시 불러일으키니, 이 시리즈가 3편까지 인기를 얻고 얻어 영화화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영화판에서 에드워드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 세드릭 디고리로 출연했던 배우다. 부디 전작에서의 모범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퇴폐적일 정도로 잘생긴 냉미남으로 거듭나주었으면 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에드워드라는 캐릭터의 ‘그런’ 매력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