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제왕 스티븐 킹이 올해 발표한 최신작. 1999년 심한 교통사고 때문에 죽음에 가까이 갔던 스티븐 킹 자신의 체험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다. 에드거는 아내와 두딸, 그리고 4천만달러에 육박하는 재산을 가진 꽤 행복한 사내였다. 크레인 사고로 한팔을 잃고 골반이 부서지고 뇌에 손상을 입기 전까지는. 고통 때문에 혼란을 겪던 그는 아내에게 폭언을 퍼부어 이혼당하고 심리치료를 받다가 플로리다의 듀마 키로 요양을 떠난다. 간신히 안식을 찾은 그에게 갑자기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 생긴다. 에드거는 친구를 사귀고 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이 단지 그림 속에 머무르지 않기 시작한다. 듀마 키에서 갑자기 생겨난 그림 그리는 재능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스티븐 킹은 <듀마 키>에서 (아마도 그 자신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이야기하고,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 된 예술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에드거에게 있어 그림 그리는 재능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니었고, 결국 그는 그 실체를 찾아 섬의 남쪽으로 떠나야 했다. 그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공포의 서스펜스는 스티븐 킹의 귀환을 두팔 벌려 환영하게 만든다. 사악한 영이 미국 내륙에서 바다를 ‘만들어내’ 플로리다까지 힘을 미치게 되고 그 결과가 에드거를 뒤흔드는 마지막 장면은 애잔한 비극의 최종장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