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영화사를 총망라하는 다큐멘터리영화 <눈 안의 눈>(Auge in Auge, 7월3일 개봉)이 나왔다. 그야말로 영화 속의 영화다. 부제는 ‘독일영화사’로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 소속 영화비평가 미하엘 알텐과 영화사학자 헬무트 프린츨러가 감독을 맡았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독일 영화감독들을 비롯한 영화인 10명이 출연한다. 독일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의 목소리를 빌려 독일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영화감독 도리스 되리, 안드레아스 드레젠, 도미니크 그라프, 카롤리네 링크, 크리스티안 펫졸트, 톰 티크베어, 빔 벤더스, 시나리오작가 볼프강 콜하아제, 카메라맨 미하엘 발하우스, 영화배우이자 작가 한스 취실러가 독일영화에 대해 논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했거나 출연한 영화를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독일영화 중 가장 아끼는 영화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8)에서 카메라맨을 맡았던 발하우스는 파스빈더와 함께했던 제작과정을 회고한다. 빔 벤더스는 자신의 영화 인생과 더불어, 프리츠 랑의 <M>(1930)이 당시 신녹음기술과 무성영화 화면을 십분 활용한 걸작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인다.
특히 스타카토처럼 짧게 편집한 영상들이 인상적이다. 250개가 넘는 독일영화에서 가져온 장면들이 106분 안에 들어가 있다. 수많은 영화에서 주제별 비슷한 장면들을 모아 짧게 커트한 신들이 숨가쁘게 나열돼 있다. 전화통화 장면, 눈을 클로즈업한 장면, 고함치는 장면, 키스장면, 담배 피우는 장면들이 휙휙 지나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여러 가지 감정과 갈등 상황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사이사이 출연자들의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
동독의 영화도 소홀히 하지 않고 다뤘다. 동독 출신 시나리오작가 콜하아제가 최고로 꼽는 영화 <솔로 서니>(Solo Sunny, 1980)는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다. 앞으로 영화 팬들에게 새로운 발견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감독이 생각하는 독일영화는? 알텐 감독은 “독일영화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추구한다. 즉 일상과 동시에 활홀경 모두를 보여주고자 한다”라는 대사로 끝장면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