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우리학교>와 그 주인공 혹가이도조선초중고급학교가 맺은 훈훈한 관계는 끝이 없을 모양이다. <우리학교>의 제작진이 얼마 전 올해 초 발매됐던 DVD 중 600장을 학교쪽에 기부했다. <우리학교>의 고영재 프로듀서는 “혹가이도조선초중고급학교뿐 아니라 지금 일본의 조선인학교들이 전체적으로 매우 어렵다. 일본 정부가 조총련계의 사업망을 막아버렸고, 북한의 지원도 사실상 줄고 있다. 이 상황에서 조선인 학교들에 뭔가 도움을 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다. 다른 곳들도 있겠지만, 이 학교는 마침 우리가 영화를 촬영하며 연을 맺은 곳이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기부된 600장의 DVD는 현지에서 3천엔에 판매되며 판매수익금 전부가 학교쪽에 돌아가는 형식이다. 600장은 얼른 생각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이런 미담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애초 <우리학교>의 DVD 제작조건이 조금 특별했기 때문이다. 제작비 전액을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부담하여 완성한 총 4500장 중에 2천장의 판매 권한은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나머지 2500장의 판매 권한은 <우리학교> 제작팀이 나눠 갖기로 했던 것. 혹시 판매가 저조해서 남은 걸 보냈냐고 묻는다면, 천만의 말씀. “제작사가 보유한 2천장이 이미 다 팔렸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판매한 것만 1300장이다. 지금도 공동체 판매 등을 통해 활발하게 나간다. 곧 있으면 더 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한번 질러본 거”라는 고 프로듀서의 말이 참 시원시원하게 들린다. 지금은 “그쪽 동포들이 많이많이 사주시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