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의 촛불집회가 삼성동 메가박스를 습격했다. 7월3일 오후 8시30분,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의 시사회가 끝난 메가박스 코엑스의 극장 앞에는 촛불을 든 영화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목적지인 아셈광장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이 펼쳐든 건 <패스트푸드 네이션>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커다란 현수막. 제목은 똑같은데 주연배우가 써 있어야 할 자리에는 커다란 글씨로 ‘미국 쇠고기’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마이크를 든 영화감독조합의 공동대표 정윤철 감독은 단체관람 뒤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하냐의 문제를 떠나 사람들을 통제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영화의 대사가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사상과 입장에 관계없이 그저 안전하게 먹을 권리를 찾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는 말로 영화인들의 입장을 대신했다. 자리를 함께한 20여명의 영화감독과 스탭, 영화과 학생들은 정 감독의 선언문 낭독이 끝난 뒤 “미국의 소를 비롯한 전세계의 불쌍한 소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은 윤리적으로, 위생적으로 안녕하지 못한 미국 패스트푸드 산업의 실상을 폭로하는 작품. 아셈광장에서 함께 촛불을 밝힌 영화인으로는 <헨젤과 그레텔>의 임필성 감독과 <연애의 목적>의 한재림 감독, <효자동 이발사>의 임찬상 감독 등이 있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 배우 황보라와 박해일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극장 앞에도 촛불 켜졌다
영화인들 <패스트푸드 네이션> 시사회 뒤 아셈광장에서 촛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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