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은 왜 울리고 그래?” “어차피 두세명밖에 안 볼 텐데.” 말이 씨가 된 걸까. 6월3일 오후 2시 씨너스 이수에서 열린 <스페어> 시사회엔 달랑 7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두 남자의 대사처럼 극장 안 객석은 웅장한 징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시사가 끝난 뒤 이어진 기자간담회엔 인원이 더 줄어 4명의 기자가 자리를 지켰다. 인디영화도, 예술영화도 아닌 22억원짜리 액션영화 <스페어>는 초라하게 시사를 마쳤다. 이성한 감독, 출연배우 정우, 임준일, 양기원 등 이날 무대에 오른 영화 관계자가 총 4명이니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수가 같았던 셈. 씨너스의 주희 이사는 “아직 충무로에서 영화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더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보고 그냥 묻히기엔 아까워 배급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스타 없는 영화 <스페어>는 기자들의 주목을 끄는 데 실패했다. 유명 배우가 없는 영화는 보여줄 사람조차 없다는 걸까. 영화를 제작한 필름 더 데이즈의 한경혁 기획실장은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정신이 없어 아무 생각도 없었다”며 애써 담담하게 답했지만, 이성한 감독은 “배우들이랑 네명 정도 오지 않을까 농담했는데 그보다는 많았다. 기대를 많이 안 했다”며 서운한 마음을 비쳤다. 이성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스페어>는 6월12일부터 씨너스 이수, 이채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