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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38] 안철영 감독의 기행문 <성림기행>과 인첩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38번째는 안형주씨가 기증한 안철영 감독의 기행문 <성림기행>과 인첩입니다.

1930년대 말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극광영화사를 설립하고 <어화>(1939)를 제작·연출한 안철영 감독은 전쟁기에 납북되어 관련 기록이 거의 없다. 다만 연출은 물론 편집과 촬영에도 상당한 식견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어화>는 2004년 자료원이 중국전영자료관을 통해 발굴하여 공개했던 작품으로 당대 영화제작 여건과 30년대 어촌과 경성의 풍속을 볼 수 있어 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하와이 동포들의 생활상을 그린 16mm 총천연색 기록영화 <무궁화(무궁화동산)>(1948)도 남아 있다. 안철영 감독의 전선취미여행기념집인첩(全鮮趣味旅行記念集印帖)은 1940년 조선 방방곡곡을 다니며 들렀던 기차역과 관광지의 인장을 모은 것으로 당시의 여행문화를 엿볼 수 있다. <성림기행>(聖林紀行)은 ‘헐리웃드’(聖林)와 하와이 등을 방문하고 쓴 기행문으로 1949년 수도문화사에서 발간했다. ‘워어너’, ‘二十世紀폭스社’ 등의 대규모 스튜디오를 견학한 내용을 자세히 기술하고, 뉴우욕의 ‘레이디오씨티극장’과 ‘칼라 푸레미암 푸리뷔이’(프리미어 시사) 등의 관람문화와 ‘헐리웃드’의 화려한 밤 풍경을 소개한다. 핸드프린팅 거리의 중국 배우와 엑스트라들이 공동운영하는 유명한 중국 음식점을 이야기할 때는 조선 영화인들도 부업을 통해 생활고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하고, 헐리웃드 ‘필림’배급소를 경유해야 하는 ‘生필림’ 수입의 어려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등 빈약곤궁(貧弱困窮)했지만 조선영화의 개화난만(開花爛漫)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해방기 영화인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제2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당시 미국에서 동양인 배우로 유명했던 필립 安(安必立), 여배우 김소영이 함께 참석한 것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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