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조·중·동과 싸웠다면, 이명박은 초·중딩과 싸운단다. 장강의 뒷물이 이렇게 수준 높게 흐르고 있었구나. 왠지 노후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얘들아, 그럼 이 아줌마, 건강보험 민영화도 걱정 안 해도 되지? 광우병 공포에 떨다 넘어져 무르팍 깨져도 스스로 꿰매지 않아도 되는 거지?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어른들을 지켜주는 나날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장에 모여 “테테테테텔미, 수입하지 않겠다고~”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들은 해맑고, 정직하고, 당당하다. 다음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이명박 탄핵 청원을 처음 올렸던 고딩 안단테는 최근 중간고사를 본 평범한 고2라고 자신을 밝혔다. 그는 “저는 당당합니다. 오히려 진실을 숨기려는 정부가 창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냈다. 주동자 색출한다고 엄한 사람 들쑤시지 말라고 본인의 이메일도 밝혔다. 신상정보 궁금하면 문의하라는 뜻이다. 경찰은 곳곳에서 삽질이다. 촛불집회 신고를 한 전주의 한 고등학생을 학교 상담실로 불러내 ‘배후’를 캐고, 집회 참가 학생들의 신원 파악에 열을 올린다. 학교 높은 분들은 더하다. 전주의 그 학교 교감은 그 학생에게 “사회에 살면서 이러면 안 되는 거야”라고 꾸짖고, 수업 시간이 아니라 쉬는 시간에 조사받은 걸로 하라는 등 거짓말을 종용하기도 했다. 교감선생님이야말로 사회에 살면서 이러시면 안 되죠. 이 고딩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짜 너무 통제받고 있는 것 같아요. 언론통제다 무슨 통제다 그러던데, 당해보니까 심각해요. 참여도 하지 말라, 대학생 때 해라 하는데, 취업 때문에 언제 참여해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얘기이다.
반면, 정부는 완전 무개념 상태다. 국제수역사무국에서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분류해 교역을 금지하고 미국 내에서도 식용을 금지하는 부위를 위험물질에서 제외시켜 사실상 수입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골곰탕, 꼬리곰탕, 수육 등에 포함될 수 있는 부위이다. 제대로 변명조차 못하는 걸 보니, 우리의 고딩 안단테를 초빙해 ‘당당하게 살기’ 강의라도 들을 일이다.
사실 이번주의 핫 이슈는 내 사랑 기남씨를 매주 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정계추위 차원에서 촛불집회라도 해야 하나?(‘정훈이 만화 계속 그리게 하기 추진 위원회’에는 현재 나와 내 친구 두명이 가입해 있다. 인터넷 서명이라도 받아야 할 것 같다. 웹 2.0시대의 청소년 여러분, 특히 초·중딩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