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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판단, 부탁해요
문석 2008-05-19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 영진위원장 최종 후보 5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추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코앞에 두고 영화계가 시끄럽다.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는 5월14일 면접을 통해 7일 선발했던 5명 전원을 최종 후보로 결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추천했다. 이들 다섯명은 강한섭 서울예대 교수, 이강복 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동국대 교수, 조희문 인하대 교수, 최진화 강제규필름 대표, 하명중 감독이다. 이제 남은 과정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중 한명을 영진위원장으로 낙점하는 일뿐이다. 위원장 선임은 이번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영화단체들이 강한 주장을 펴고 있는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누가 된다 해도 한바탕 홍역을 치를 듯하다.

한창 목청을 드높이고 있는 쪽은 보수 성향의 영화인들이다. 한국영화인협회,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9개 단체는 13일자 성명서를 통해 영진위가 좌파문화운동의 근거지 역할을 해왔다고 전제한 뒤, “영진위의 운영 책임을 맡은 현재 위원장은… 기업 CEO를 차기 위원장으로 세워야 한다는 논리를 조작”했다면서 “현재 거명되고 있는 (CEO 출신) 인물들은… 좌파 영화인들과 투자, 배급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유지하며 동업자 관계를 형성했던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한국영화평론가협회도 “각종 지원금은… 공정한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 점에서 CEO 출신의 후보들은 자유롭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9개 단체는 “CEO 출신 인물 추대 계획이 어긋날 경우 대안으로 영화인 중 한명을 예비 후보로 준비해뒀다는 소문 역시 H모씨가 명단에 포함됨으로써 사실로 나타나고 말았다”면서 하명중 감독까지 ‘좌파 후보’로 규정했다.

결국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현승 현 영진위원장 대행이 CEO 출신 이강복, 최진화 후보를 위원장으로 선임하려고 공작을 펴고 있으며, 만약을 대비해 하명중 감독을 후보로 점찍어뒀다는 얘기다. 이들의 주장은 굳이 따지고 넘어갈 필요도 없어 보이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하명중 감독을 영진위원장으로 추천한 당사자가 영화인협회와 감독협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불가 대상으로 낙인찍은 셈이다. 한편, 강한섭, 조희문 후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영화인회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 같아서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찌됐건 공은 유인촌 장관에게 넘어갔다. 4기 영진위의 최우선 과제가 이데올로기 진지를 구축하는 일이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한국영화산업을 살려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유념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