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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의 취재파일] 높으신 분이 되기 위한 열띤 경쟁
문석 2008-05-12

영진위원장 공모에 15대1의 경쟁률 보여, 임원추천위에서 선발된 5인중 선임 예정

영화진흥위원장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인 줄은 미처 몰랐다. 제4기 영화진흥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예상보다도 치열하다. 5월6일 마감한 영진위원장과 영진위원 공모에는 각각 15명과 60명이 응모했다. 영진위원장은 15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고, 영진위원의 경우 관행적으로 유임될 1명을 제외하면 8.6 대 1의 경쟁을 거쳐야 한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접수 당일 마감시간에 임박해 양복 입은 남자들이 여럿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양새가 이채로웠단다. 한편 <씨네21>(651호)이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영진위원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혔던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제 4기 영진위 구성을 위한 1라운드는 끝났다. 5월7일 열린 임원추천위원회가 영진위원장 후보 15명 중 5명을 추려냈기 때문이다. 이들 5명은 이번주 중에 임원추천위원들을 상대로 면접을 치르게 되고, 이를 통과한 3~5명의 명단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넘어가게 되며, 최종 선임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다.

보기에 따라 영진위원장은 대단한 자리일 수 있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데다 영화정책을 만들어나감에 있어 최전선에 설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3개 기수가 활동해오면서 사무국의 시스템은 단단해졌다. 결국 영진위원장이라고 해서 지원사업이나 투자조합사업에 마음대로 관여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진위원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한국영화산업을 발전시키고자 나선 경우도 있겠지만, 필시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분도 있을 터. 사심을 가지신 분들이 듣고 찔리라고 영화인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영진위원장이 갖춰야 할 점’과 ‘영진위원장이 갖춰서는 안 되는 점’을 읊어보겠다.

갖춰야 할 점. 1) 영화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력 2) 방송, 통신 관련 위원회와의 통합 논의를 미래지향적으로 이끌 능력 3) 영화산업의 위기를 돌파하는 비전 4) 문화다양성 등 기존 사업을 계승, 발전할 수 있는 의지. 갖춰선 안 되는 점. 1) 영화계 다수의 바람과 희망에 대한 저항정신(예: 스크린쿼터 폐지, 사전심의 옹호) 2) 현실을 거스르는 강한 이데올로기 지향성(예: ‘독립영화=좌파’ 지원 중단) 3) 기존 영진위 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무모함(영화산업, 위기에서 몰락으로) 등. 만약 현 정부가 잘못된 인선으로 지지율을 꾸준히 까먹어왔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닫고 있다면 어떤 이를 영진위원장에 선임해야 할지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