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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의 취재파일] 올해 ‘놈놈놈’ 칸 기사 쏟아지겠네
문석 2008-05-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홍보효과 노린 CJ, 칸에 한국기자 대거 초청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마주칠 수 있었던 한국인은 외화 수입업자들이었다. 한국영화 침체와 외화 부흥기를 맞아 100여명의 수입업자들은 대박을 건질 외화를 찾아 칸 영화마켓을 분주히 누비고 있었다. 유로화의 급상승이라는 악재를 만난 수입업자들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한국인은 기자들이 될 듯하다. 5월14일 시작되는 칸영화제에 참석할 한국 취재진 규모는 최소한 30여명으로 예상된다. 몇몇 영화 전문지와 두어개 일간지에서 온 기자만이 다소 외롭게 오갔던 2006, 2007년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밀양>과 <숨>이 경쟁부문에 진출했음에도 칸에 가지 않았던 기자들이 한국영화 경쟁작이 한편도 없는 올해 대거 참석하는 이유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때문이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칸에서 첫 상영을 갖는 <놈놈놈>을 선보이기 위해 20여명의 한국 기자를 초청한 것이다. CJ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가면서 이 영화의 첫 상영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놈놈놈>이 총제작비 200억원 규모의 기대작인 까닭이다. 만약 칸에서 <놈놈놈>을 먼저 본 기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 2년 전 <괴물>이 칸에서 상영된 뒤 얻었던 것 같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괴물>이 칸영화제에서 굉장한 호응을 얻었다는 기사는 1천만 관객을 향한 확실한 교두보 역할을 했다. 게다가 CJ는 자사가 수입·배급하는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과 <쿵푸팬더>까지 칸에서 상영하는 기회를 얻었으니 초청한 기자들이 이들 영화에 관한 기사만 쓰더라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런 일은 잡음을 동반한다. 이 행사에 모든 기자들이 초대받지는 못한 탓에 CJ와 동행하지 않는 매체, 특히 온라인 매체들은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들이 보기에 CJ의 초청 기준은 불분명하고 불공정한 것이다. CJ는 이에 대해 ‘노코멘트’라는 입장이지만, 30곳이 넘는 온라인 매체를 모두 초청하는 데 부담을 느꼈으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여하튼 올해는 예년보다 많은 한국 기자가 칸에 가는 만큼 여러 신문에서 칸영화제 기사가 많이 나올 전망이다. <놈놈놈>이 <괴물>처럼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CJ는 들인 비용보다 나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CJ가 20여명의 한국 기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 <놈놈놈>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일까? 불황에 시달리는 한국영화계 전체가 <놈놈놈>을 주시하는 만큼 적어도 국내에서 올해 칸영화제는 경쟁부문보다 <놈놈놈>이 얻은 반응이 화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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