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31일 오후2시 장소 대한극장 개봉 4월9일
이 영화
전직 특수요원 브라이언(리암 니슨)은 이혼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딸아이 킴(매기 그레이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 뒤 이사까지 감행한다. 자신의 반대에도 기어이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이 괴한들에게 납치당하자 브라이언은 자신의 경력을 백분 발휘해 그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딸과 그 친구를 유인한 남자가 죽어버리고 현지 경찰이 그를 뒤쫓는 등 그의 앞길을 막는 이 많다. <13구역>으로 감독 데뷔한 피에르 모렐의 두 번째 연출작. 뤽 베송이 각본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100자평
참으로 단순 무식한 영화이다. 뤽베송과 피에르 엘지 드 포렘이 제작을 맡고 피에르 모렐이 감독을 맡은 <테이큰>은, 제작자의 전작 <히트맨>과 감독의 전작 <13구역>과 비슷한 영화이다. 그러니까 <히트맨>의 부패한 러시아에 미국인이 맨몸으로 활약한다는 설정과 <13구역>의 프랑스는 아주 위험하고 경찰은 썩었으며 오빠는 여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설정이 반반씩 섞인 스토리에, 오합지졸의 악당들을 주인공이 '독고다이'로 섬멸한다는 막무가내식 액션이 펼쳐진다. 모든 것은 예상가능하다. 다만 의문스러운 것은 세계 최대의 관광지 파리에서 알바니아 범죄조직이 관광 온 여자들을 인신매매 하고, 프랑스 경찰은 그것을 알면서도 돈을 받고 묵인하며(게다가 제 가족은 끔찍이 여기는 이중성!), 호색한 '아랍인' 부호는 잡혀온 여자를 경매로 사는 '악의 천국'에서, 오직 전직 CIA 요원인 미국인 생부만이 예쁘고 착하고 심지어 순결하기까지 한 17세 미국소녀를 구하기 위하여 파리를 헤집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정의의 폭력을 행사한다는 뻔뻔스러운 영화가 미국이 아닌 프랑스에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굳이 따진다는 것도 별 의미는 없을 듯하다. 어차피 <테이큰>은 그런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을 관객들, 즉 할리우드 영화가 전파한 세계관으로 뇌수를 흠뻑 적신 전세계 '할리우드 키드'를 타깃으로 삼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영화의 액션은 꽤 볼만하다. 육체로 전달되는 압박감이 살아있으며, 앞뒤 재지 않고 펼치는 과단성 있는 폭력이 상당한 통쾌함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액션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원추, 단 '감수성의 차이'가 큰 커플이 같이 보지는 말기 바란다. 황진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