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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화합에 빗댄 현실 <미운오리새끼와 랫소의 모험>
강병진 2008-04-02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에 바치는 오마주

동물세계의 엔터테인먼트 매니저인 생쥐 랫소(모건 C. 존슨)는 어느 날 우연히 미운오리새끼를 만난다. 알에서 막 깨어난 미운오리는 랫소를 엄마라 부르고, 그들이 불시착한 농장의 오리들은 미운오리에게 ‘어글리’(저스틴 그렉)란 이름을 붙인다. 뜻하지 않게 결성된 이 모자(랫소는 수컷이지만)를 환영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랫소는 “세상에서 가장 저질스럽고, 비열하고, 추잡한 동물”인 쥐인데다, 어글리는 말 그대로 미운오리새끼이기 때문. 동병상련의 처지에 험난한 모험을 함께 겪던 이들은 점점 서로에게 진짜 부정을 느끼게 된다.

<미운오리새끼와 랫소의 모험>은 안데르센의 <미운오리새끼>에 감복한 덴마크의 후예들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이 볼품없는 외모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안데르센의 세상에 대한 풍자였다면 이 작품은 ‘종속과목강문계’를 넘어서는 동물들의 화합에 빗대어 현실을 바라본다. 마음 착한 암컷오리는 수컷생쥐에게 알 듯 모를 듯한 연정을 느끼고 쥐와 사나운 고양이가 먼 친척이 되며, 백조가 된 미운오리새끼는 종족을 따라가는 대신 쥐와 오리들과 함께 산다. 볼거리는 다소 밋밋하지만, 덴마크의 풍경을 옮겨놓은 배경과 정치적으로도 꽤나 전복적(?)인 주제의식이 할리우드의 동물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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