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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녀의 일기장 <도레미파솔라시도>
최하나 2008-04-02

세 번째로 스크린을 찾은 ‘귀여니’표 하이틴 로맨스

둘리 탈을 뒤집어쓰고 놀이동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원(차예련)은 자신을 골탕먹인 은규(장근석)에게 콜라를 쏟아붓는다. 하지만 다음날, 옆집으로 이사 온 은규에게 몰래 아르바이트 나가는 것을 들킨 정원은 부모님에게 고자질하겠다는 엄포에 일주일 동안 은규의 기타를 연습실까지 들어주기로 한다. 능숙한 기타 연주에 작곡 실력까지 갖춘 은규는 10대 밴드를 대상으로 한 대회를 위해 연습하고 있으며, 앙숙처럼 치고받던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내 정원은 예전에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불행한 사건으로 사이가 틀어진 희원(정의철)이 은규가 소속된 밴드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베이시스트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에 이어 세 번째로 귀여니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늑대의 유혹>의 조연출이었던 강건향 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소녀를 가운데 놓고, 두명의 꽃미남 소년들이 그리는 삼각관계가 여전히 반복되고, “씨댕, 졸라 존심 상해!” “꼬랑지 까니까 봐준다” 같은 어투의 대사들이 10대들의 입을 바삐 채운다. 학교나 가족의 울타리가 증발된 상태에서, 밴드 연습실이나 공연장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교통사고와 기억상실로 눈물을 쏟는 귀여운 소년, 소녀들의 로맨스는 딱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귀여니라는 이름에 영화를 찾는 10대 관객이 기대하는 바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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