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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라크전 소재의 영화, 이번엔 흥행할까?

군복무 기간을 마친 병사들을 강제로 재복무시키는 미국 군대의 조항을 다룬 <스톱 로스>

이라크전 5년을 맞는 미국. 지난 3월23일 부활절 일요일에 미군 전사자가 4천명을 넘기면서 이곳은 또다시 반전과 철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마치 시기를 계산이나 한 듯 개봉하는 이라크전 관련 영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후 9년 만에 작품을 발표하는 킴벌리 피어스 감독의 <스톱 로스>(Stop-Loss)가 바로 그 작품이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렌디션>, 폴 해기스 감독의 <엘라의 계곡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리댁티드> 등 이라크전을 다룬 영화들이 지난해부터 계속 참패하고 있지만, <스톱 로스>의 배급과 홍보를 맡은 MTV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28일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 특히 청소년과 20대를 겨냥한 대대적인 선전공세와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물론 주연을 맡은 라이언 필립을 비롯해 애비 코니시, 채닝 테이텀, 조셉 고든 레빗 등 잘생긴 남자 출연진을 어필하는 게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이라크전 영화들은 반전과 현 부시 정권에 대한 거부감을 강하게 표시해온 터라 보수파 세력으로부터의 적대적인 반응을 받아왔고, 일반 관객에게도 또 다른 <화씨 9/11>이 아니겠냐며 외면당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톱 로스>는 보수파는 물론 진보파도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톱 로스>

제목이기도 한 ‘스톱 로스’는 현재 지원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미군에서 이미 계약대로 군복무 기간을 마친 병사들을 강제적으로 재복무시키는 것을 뜻한다. 실제 계약서 조항에 허점처럼 포함된 이 조항은 사정에 따라 언제든 횟수에 상관없이 강제로 실시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피어스 감독은 지난 2003년 미 전역을 여행하며 이라크전 참전군인의 귀향과 이를 환영하는 퍼레이드는 물론 병사들의 인터뷰를 직접 촬영하며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나 9·11 테러 뒤 18살의 나이에 군에 지원한 이복남동생을 통해 ‘스톱 로스’에 대해 알게 되고, 실제 군인들이 유튜브용으로 직접 편집까지 한 이라크전 비디오 파일을 동생으로부터 받아 보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 제작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스톱 로스>에서는 극우 보수파에 애국심이 투철한 한 군인이 이라크전에서 많은 전우를 잃고 제대하지만 다시 재복무를 명령받는다. 재복무를 거부하는 이 군인을 일부에서는 비난하지만 “나라에 할 도리는 충분히 했다”는 그의 주장과 무단이탈까지 이어지는 행동에 대해 보수파 미디어에서도 등을 돌리지 못했다. 대표적인 친부시 정권 보수파 미디어인 <뉴욕포스트> 역시 영화에 대한 비방을 삼가고 “스톱 로스”라는 규정 때문에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도 다시 징집돼 이라크로 보내지는 젊은 군인들의 처지에 동의를 표했다. 개봉을 며칠 앞둔 26일 현재 <스톱 로스>는 로튼토마토닷컴에서 평균 77%의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지 못했던 이라크전 소재의 작품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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