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극장에서 영화만 보니? 난 오페라, 콘서트, TV시리즈, 발레, 농구도 본다! TV는 점점 강력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극장과 DVD 수익의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VOD에 불법 다운로드까지 적수로 떠오르는 요즘. 관객의 발길을 붙들어매기 위한 극장의 새 단장 노력이 즐비하다. 지난 3월23일 미국 멀티플렉스 체인의 그러한 움직임을 보도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북미 최대 영화체인인 AMC와 리갈이 셀린 디온의 콘서트와 <스타트렉>의 연속 방영 등을 진행했고, 오는 4월24일에는 수백개의 극장에서 국제 군악챔피언십(drum corps international world championships)의 하이라이트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 스포츠 중계 역시 빠질 수 없다. 지난해 8월 뉴욕 메츠의 게임을 생중계하여 재미를 본 뉴욕 지그필드 극장은 올해 여름에는 이러한 기회를 더욱 늘릴 계획이며, <할리우드 리포터>는 댈러스 매버릭과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NBA 경기가 댈러스의 극장에서 3D 중계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바다 건너 영국에서는 극장을 통한 고급예술의 대중화가 시도되고 있다.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의하면, 올해 말부터 로열 오페라와 로열 발레 공연이 전국 60여개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고 한다. 첫 번째 개봉작은 <피가로의 결혼>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멀티플렉스의 이 같은 곁눈질은 “더이상 관객 수의 증가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조치일 뿐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 증대를 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진단이다. 랜드마크 시어터의 고위 간부 테드 문도르프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 등이 개봉주의 <해리 포터>를 대신할 수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5주차 <해리 포터>라면 또 모르겠다”는 말로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