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극장요금을 인상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3월13일 막을 내린 영화산업박람회 쇼웨스트에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항목 사이의 함수관계에 관한 심각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 관계란 다음과 같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체연료인 에탄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농가들도 에탄올 원료인 종자용 옥수수나 콩으로 재배 작물을 바꾸고 있다. 이 결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팝콘용 옥수수의 재배 면적은 줄어들었다. 팝콘용 옥수수 값이 뛰어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팝콘 옥수수의 산지 가격은 2년 전 100파운드당 10달러 선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2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가공과 유통과정을 거쳐 극장으로 납품되는 가격 또한 급등했다. 곤아그라 푸드의 마이크 도나휴는 “35파운드당 7.5달러였던 팝콘 옥수수 납품가는 이제 10.17달러에 이른다”며 우려했다. 결국 팝콘의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극장업계에서는 일단 팝콘값이 15%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지만, 더욱 큰 문제는 상승곡선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멀티플렉스 시대에 팝콘은 ‘심심풀이 땅콩’이 아니라 젖줄이라 할 만큼 주요한 수익원이다. 매점 수익은 멀티플렉스 체인 전체 수익의 45%에 해당하고 팝콘은 그 핵심이다. 미국 극장의 평균 관람료가 7달러, 팝콘 값은 5달러 정도인데 팝콘 값이 올라 관람료와 비슷해지면 관객의 불만은 쏟아질 것이다. 만약 팝콘 값이 계속 오른다면? 극장주들은 관람료보다 비싼 팝콘을 울며 겨자 먹기로 팔거나 이 인상분을 관람료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객은 팝콘을 먹지 않거나 아예 극장을 찾지 않을 공산이 크고, 그 어느 경우라도 극장수익은 줄어들 것이다. 이제 극장들은 에탄올조차 필요없는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