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5~26일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도 각 정당이 총선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는 말이 실감난다. 공천이 늦어지니 정책은 실종이다. 그나마 몸피가 날렵한 진보신당과 졸지에 날렵해진 민주노동당 정도가 ‘떳다방’, ‘이삭줍기’에 목매는 다른 정당에 견줘 후보를 일찍 정했다. 노회찬이냐 홍정욱이냐, 이재오냐 문국현이냐, 나경원이냐 신은경이냐 정범구냐… 또 어디가 있더라? 아참, 손학규나 박진이냐, 정몽준이냐 정동영이냐(이상 내 맘대로 순)…. 전략공천 지역도 흥미롭지만 전략공천 중의 전략공천인 비례대표들의 경합도 흥미롭다. 각 정당에서 자기들 세계의 ‘스타급’을 기용해 이념이나 정책이 그들의 얼굴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다크하거나 해맑거나, 확정됐거나 거론 중이거나, 어쨌든 비례후보들 가운데 ‘맞장 예감’이 센 분들이 있다.
가령 진보신당 비례후보 3번인 피우진 중령과 통합민주당을 기웃대다 한나라당으로 ‘우향 앞으로 갓’ 한 김장수 전 국방장관이 국회 국방위에서 만난다면?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로 국방부의 강제퇴역 처분에 맞서고 있는 피우진 언니와 그녀의 복직판결에 항소해 전국의 수많은 암투병자들과 가슴없는(혹은 가슴 작은) 여자들의 염장을 지른 국방부의 최고 지휘관 출신이 만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재미있다. 으하하하. 진보신당 2번 이남신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과 한나라당에서 ‘배려받으리라’ 굳게 믿는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어떤 옷차림을 할까? 각각 비정규직 대표와 귀족노조 대표인데 말이다. 혹시 한 아저씨는 붉은 머리띠 매고 나오는 거 아니야? 교육분야에서도 눈길을 확 끄는 두분이 있으니, 학벌없는 사회를 불철주야 외쳐온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진보신당 8번)와 한나라당의 대표 학벌신봉자 ‘오륀지 이’ 여사이다. 물론 진보신당이 지난 총선 때 민주노동당이 거둔 유효득표수(13.8%였던가?) 이상을 획득하고, 이 여사가 내부 안티를 ‘후렌들리’하게 뚫고 공천을 받아야 하겠지만.
비례의석은 어떻게 나누나. 유효득표 3% 이상이나 지역구 5석 이상을 건진 정당들만 모아놓고 각각의 득표에 따라 나눠 먹는다. ‘3% 정당지지=비례 2석’은 변함없겠지만, 지난 총선의 의석 배분을 참고로 이번 총선의 자리 계산을 하면 곤란하다. 정당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득표를 해도 자리가 줄어들수 있다는 말씀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써도 선거법에 걸리나요? 그럼 없던 얘기로 해주세요.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