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영화의 승리다. 3D 애니메이션 <호튼>(원제: <Horton Hears a Who!>)이 지난 주말 4510만달러를 벌어들여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을 세웠다. <호튼> 개봉 전까지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은 J. J. 에이브럼스의 <클로버필드>였다. <호튼>은 미국인이 사랑하는 닥터 수스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외에도 짐 캐리, 스티브 카렐 등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가 목소리 출연한 것으로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만든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한 <호튼>은 귀가 큰 인기 이야기꾼 코끼리 호튼(짐 캐리)가 먼지보다 더 작은 마을 후빌에 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요청하는 도움에 귀기울이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린치> <더 캣>에 이어 할리우드에서 세번째로 영화화된 닥터 수스 원작 동화이며, 개봉성적은 5510만달러를 기록한 <그린치>와 3830만달러를 벌어들인 <더 캣> 사이에 위치했다. G등급으로 개봉한 <호튼>의 관객은 가족관객 53%, 청소년 40%, 성인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동안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의 전유물이다시피한 G등급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새로운 성과를 올린 셈이다. <로이터> <버라이어티> 등 외신은 이어지는 부활절 휴가로 가족관객이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적기를 맞은 <호튼>의 관객몰이가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1위 데뷔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10,000 B.C.>은 개봉주보다 극장 수입이 54% 감소하며 2위로 내려섰다. 지난 주말 10위 안에 진입한 신규개봉작은 <네버 백 다운>과 <둠스데이> 2편이다. 3위에 오른 <네버 백 다운>은 2천만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할리우드식 무술영화로 20세 미만의 남성 관객을 겨냥해 개봉 첫주 861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해 영국 호러 <디센트>로 할리우드를 찾았던 닐 마셜 감독의 신작 <둠스데이>는 474만달러를 벌어들여 7위에 랭크됐다. <둠스데이>는 영국에 창궐한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자 이를 막기 위해 행동주의자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액션스릴러다.
소규모 제한개봉한 영화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리메이크 <퍼니 게임>과 <슬립워킹>이 있다. 나오미 와츠, 팀 로스 등 할리우드 배우를 기용해 하네케 감독이 1997년 작인 자신의 동명영화를 영어로 리메이크한 <퍼니 게임>은 289개 스크린에 걸려 52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샤를리즈 테론, 닉 스탈이 출연한 <슬립워킹>은 30개 극장에서 5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한편 지난 주 개봉한 <미스 페티그루의 하루>는 539개 극장에서 19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12위에 랭크됐다.
지난 주말 미국 국장들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2700만달러로 4주 연속 하향세를 이어가던 우울한 성적에서 벗어나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8.5% 상승한 수치를 보여줬다. 다음은 잠정집계된 순위이며, 정확한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3월18일(화) 이후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