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열 번째 행사의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제쪽은 3월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프로그램 소개를 비롯한 제10회 행사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개막작은 영화제 10주년 기념 제작프로젝트인 <텐 텐>으로 결정됐다. 6명의 국내외 감독들이 ‘도시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만드는 단편 모듬이다. 참여 감독은 변영주, 이수연, 장희선, 임성민 등 국내 4인과 독일의 울리케 오팅거, 캐나다의 한국계 여성감독 헬렌 리 등 해외 2인이다.
10회인 만큼 올해 여성영화제는 예년과 달리 큰 변화들이 눈에 띈다. 먼저 상영작 규모가 대폭 커졌다. 100여편 내외였던 상영작 편수는 40여편이나 늘어나 올해는 총 30개국 141편의 영화가 10개의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새로운 물결’과 ‘아시아 단편경선’ 등 고정적인 섹션 외에 지난 10년의 국내 여성영화를 돌아보는 ‘9707 한국 여성영화’, 영화제 9년간의 상영작들 가운데 네티즌이 직접 뽑은 영화들을 앙코르 상영하는 ‘커튼콜’ 등 특별 섹션이 추가됐다. 감독 특별전의 주인공은 중국의 여성감독 펑샤오리엔이다.
남성감독들의 영화가 상영되는 것도 올해 여성영화제가 꾀한 커다란 변화다. 김선아 수석프로그래머는 “분리주의, 이분법적인 여성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때인 것 같다”며 “올해는 6편으로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조금씩 늘려가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이 섹션이 상설 부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가장 큰 변화는 영화제 정식명칭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로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영화제는 사단법인을 개편, 조직위원회를 신설하고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를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변재란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전년과 많은 게 달라졌고 준비도 많이 했다. 이것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설레고 기대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4월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