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굵직한 회고전 두개를 선보인다. 헝가리의 영화 거장으로 구스 반 산트와 짐 자무시 등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벨라 타르와 독일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 알렉산더 클루거의 회고전이다. 벨라 타르 회고전에서는 총 12편의 장·단편이 선보인다. 상영작은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런던에서 온 사나이>를 비롯하여 <패밀리 네스트> <아웃사이더> <프리팹 피플> <맥베스> <가을> <파멸>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 등의 장편과 단편 <호텔 마녜지트> <평원에서의 여행> <프롤로그> 등이다. 제1회 때 미드나잇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상영한 바 있던 435분짜리 대작 <사탄탱고>는 이번에도 역시 심야 상영작으로 소개된다. 벨라 타르는 영화제 기간 중 직접 내한하여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
‘영화보다 낯선’ 섹션에서 상영될 알렉산더 클루거 회고전의 상영작은 장편 7편과 단편 5편, 텔레비전 방송물 3편 등이다. 클루거를 유명하게 만든 그의 데뷔작 <어제와의 이별>을 비롯하여 <서커스단의 예술가들> <어느 여자 노예의 부활> <독일의 가을> <애국자> <감정의 힘> <블라인드 디렉터> 등 이번에 상영될 장편영화들은 오버하우젠 선언으로 아버지 영화의 종언을 알리고 새롭게 출발한 뉴저먼 시네마의 숨겨진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영시네마 인터내셔널 포럼’ 부문의 전 집행위원장 울리히 그레고르가 내한하여 알렉산더 클루거의 영화 세계에 대해 강연한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벨라 타르 회고전에 관해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인 영화감독이자 비타협적인 예술가 가운데 한명인 벨라 타르 감독의 영화들을 마침내 한자리에 모아 상영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는 한편, “예술가이자 교육자, 행동하는 마르크시스트이자 새로운 매체를 실험하는 모험가이기도 한 클루거 감독의 영화 세계로 입문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알렉산더 클루거 회고전의 의의에 대해서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