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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찾으려는 한 여성의 복수극 <리벤지45>
강병진 2008-02-27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상대는 바로 나”라는 사실을 깨달은 여자의 복수극

영화가 시작하면 관객이 마주하는 건 화장기 없는 한 여자의 얼굴이다. 주인공 캣(밀라 요보비치)은 애인인 알(앤거스 맥파디언)을 “잠자리에서 끝내주는 남자”로 소개한다. 알과 함께 불법총기 거래로 돈을 벌고 있는 캣은 언뜻 보기에 그의 마초적인 면모를 사랑하는 듯 보인다. 성추행에 가까운 그의 손길을 좋아하고, 좀도둑쯤은 한 주먹으로 쓰러뜨리는 그의 모습에 섹시함을 느낀다. 하지만 알의 엄마에게 그는 “낳지 말았어야 할 아들”이며, 알의 전 애인에게는 “자기가 가진 걸 돌보지 못하는 남자”다. 그러나 이어지는 또 다른 주변인의 인터뷰에 따르면 사실 캣 또한 얼굴만 예쁜 멍청한 여자는 아니다. 캣의 주변인들은 그녀를 “시한폭탄 같은 여자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녀”라고 말한다.

<리벤지45>는 폭력적인 마초남성에게서 벗어나 자아를 찾으려는 한 여성의 복수극이다.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주었다는 이유로 알에게 얻어맞고 머리카락을 잘린 캣은 자신의 성적 매력을 이용해 주변인들을 포섭하고 그를 위기에 몰아넣는다. 언뜻 에로틱스릴러 장르로 불러야 할 듯 보이지만 사실 감독의 눈길은 밀라 요보비치의 몸매보다 그들이 살고 있는 뉴욕 뒷골목에 머물고 있다. 인터뷰 방식을 채택해 곳곳에 등장인물들의 정면 인터뷰를 심어놓은 영화는 알의 폭력이 가해지고 캣이 얻어맞는 장면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묘사하며 뉴욕 뒷골목의 거친 분위기를 날것 그대로 담아낸다. <쏘우3>와 <쏘우4>에서 제프로 등장했던 앤거스 맥파디언과 밀라 요보비치의 생생한 연기는 특히 영화의 몇몇 정사신보다도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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