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부의 흠집없는 일상에 미동이 시작된다. 사토코(미원)는 어느 날 동창회를 다녀온 뒤부터 자신의 또 다른 욕망을 자각한다. 하지만 그녀의 미동에 남편은 진동한다. 옷을 갈아입는 아내의 몸이 달리 보인 그는 아내와의 정사를 포르노처럼 상상하기 시작한다. 이후 그들의 갑작스러운 변덕은 결국 끝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호기심에 모바일 채팅에 응한 사토코는 야쿠자에게 걸려 매춘을 하게 되고, 남편은 야쿠자가 찍은 아내의 외설스런 사진을 보게 된다. 게다가 사토코에게 어머니의 모습을 느낀 신문배달 청년은 그녀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에 분노한다.
<도발적 관계: M>은 <바이브레이터> 이후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히로키 류이치의 영화다. 그동안 여성의 욕망을 일관되게 추적해온 그는 <도발적 관계: M>에서 여성뿐만 아니라 누구나 감추고 있는 비틀어진 욕망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많은 것을 비밀에 감춰둔다. 왜 사토코는 매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그녀를 뒤쫓는 청년에게는 어떤 과거가 있는가. 그들은 결국 속내를 드러내지만, 그 마저도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아침 출근길에서 숨김없이 보여지는 성추행, 마리화나를 피우다가 마치 잊었던 일을 행하는 것처럼 벌어지는 자살 등의 냉랭한 풍경들이 그들만의 깊고 어두운 세계를 엿보게 할 뿐이다. 하지만 사토코를 비롯한 그녀의 주변 인물들은 다시 그 자리에서 또 다른 안정을 찾고 살아간다. 아마도 <도발적 관계: M>은 환갑을 앞둔 노장감독이 측은하게 바라본 도시의 풍경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