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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일본영화, 도호의 독주는 언제까지?
2008-02-13

2007 도호 배급 일본영화 총극장매출 595억엔, 역대 최고 흥행수입 1년만에 갱신

최근 일본영화의 호조는 어찌보면 틀린 표현이다. 일본영화가 아닌 도호의 호조다. 정확히 말하면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호조다. 2007년 도호 배급 일본영화의 총극장매출은 595억엔을 기록했다. 2006년 587억엔으로 역대 연간 최고 흥행수입을 기록한 뒤 1년 만에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일본의 연간 극장매출은 지난 수년간 꾸준히 2천억엔대를 유지해왔다. 여기서 일본영화와 외화의 점유율을 반반으로 본다면, 일본영화의 연간 극장매출 1천억엔 중 60%에 가까운 수익을 도호가 단 25편의 영화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같은 메이저 쇼치쿠, 도에이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100억엔 전후의 참담한 극장매출을 기록했다.

일본 영화계는 4년 연속 극장매출 500억엔 돌파로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도호 독식의 이유를 ‘영화조정부(調整部)’에서 찾고 있다. 도호의 ‘조정부’는 타사에는 없는 부서다(지난해부터 쇼치쿠도 조정부를 발족시키긴 했다). 조정부의 주요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방송사 등의 제작사로부터 들어온 기획을 취사선택하여 개봉시기, 규모를 결정하는 편성업무. 둘째는 자사 제작영화의 기획이다. 도호 조정부의 역사는 1965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타 전속시스템 등이 무너지면서 외부 프로덕션과의 창구 기능을 하던 부서가 조정부였다. 그러나 현재는 지상파 방송사와 대형 출판사, 매니지먼트사 등의 제작위원회 단골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최첨단 부서로서 기획업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도호 조정부 부장인 이치야마 미나미는 “도호는 지상파의 프라임타임 드라마와 같은 영화를 지향한다. 즉 프라임타임에 TV를 보는 시청자가 바로 도호 배급작의 타깃”이라고 말한다.

극장매출 600억엔을 목표로 내건 도호의 2008년 라인업을 들여다보자. 우선 도호 배급망을 통해 개봉되는 일본영화는 2007년의 25편에 비해 7편이 늘어난 총 32편. 도호의 제작사인 ‘도호 영화’가 제작하는 두편 <마리와 강아지의 이야기>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도호영상’이 동명 만화를 실사화하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정도를 제외하면 총 27편(전체의 87.4%)이 TV 방송사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과연 2008년에는 도호의 600억엔 신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언뜻 보기엔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영화 흥행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