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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토리] 상영회만 중요한 게 아닌데…
정재혁 2008-01-28

“영화제도 좋지만 독립영화 제작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독립영화발표회의 정광수씨가 발표회 클럽과 각종 영화 관련 게시판에 ‘2월 독립영화발표회를 중단하며’라는 다소 쓸쓸한 제목의 글을 남겼다. 독립영화발표회는 1991년부터 매달 한회씩, 2007년 11월부터는 매주 한회씩 독립영화를 상영해온 프로그램. 대다수의 독립영화 상영회가 영화를 일반 관객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의 영화제라면 독립영화발표회는 영화 제작과정상의 문제들을 만드는 입장에서 공유하는 자리다. 해당 작품의 감독, 스탭, 배우 등이 나와 상영 뒤 30분간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독립영화발표회의 자원활동가 민영국씨는 “상영회 성격상 영화제식의 일회성 행사로는 부족하고, 매주 1회 이상의 상영회를 마련하자니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중단의 가장 큰 이유도 장소 대여료를 조달하지 못한 것. 해마다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300만원씩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이 돈으로 매회 22만원의 장소 대여료를 감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민영국씨는 “자료집을 만들어 2천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입장수입 없이 공공 성격의 행사를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행사 중단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멀티플렉스의 인디전용관, 독립영화전용극장, 문화관광부 독립예술영화관 등 최근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나긴 했지만 “결과를 드러내는 영화제”가 아닌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상영기회”를 확보하기란 여전히 힘든 상황. 민영국씨는 “문화관광부 독립예술영화관,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 등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주 1회 상영을 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독립영화발표회는 1월25일 금요일 정재웅 감독의 <서울, 귀와 머리칼>을 마지막으로 상영회를 중단했다. 좋은 취지를 가진 상영회가 사라져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