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설욕이 시작된 건가. 지난 1월10일 개봉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우생순>)이 한국영화로서는 7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데다 같은 날 개봉한 <무방비도시>도 선전하면서 침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우생순>과 <무방비도시>는 개봉 일주일을 맞은 1월16일 현재 전국에서 각각 104만, 74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예매 상황을 볼 때 다음주 박스오피스에서도 두 영화가 상위권을 차지할 전망이다. 1월17일 밤 9시 현재 영화관입장관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우생순>이 약 2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가 2위, <무방비도시>가 3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이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은 “적어도 설날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지만, 이번주 개봉하는 <스위니 토드…>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지금은 몇몇 한국영화의 선전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그 기세가 전체 극장관객 수를 증가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CJ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원래 방학특수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1월 극장가는 지난해 12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려 한국영화의 분위기 반전에 걸림돌이 될 <클로버필드>가 흥행한다면 다른 한국영화의 관객까지 증가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배급관계자는 설날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라고 해서 블록버스터가 있는 건 아니라며 “<클로버필드>가 반짝하고 사라지면 설 연휴 이어질 2월의 긴 비수기가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오랜 가뭄을 겪고 있는 극장가가 마른하늘에 단비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