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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만’ 행운을 가져다주는 남자 <굿 럭 척>
박혜명 2008-01-16

당신과 섹스하면 정말 운명의 짝을 만날 수 있는 거죠?

한두번이면 그러려니 한다. 내가 알아낸 맛집마다 유명세를 타게 되고, 나를 거친 애인마다 인생이 잘 풀리게 된다면? ‘응? 혹시 나 때문에?’라는 질문이 들 법하다. <굿 럭 척>은 그렇게 남들에게‘만’ 행운을 가져다주는 남자가 자기 행운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핸섬한 치과의사 찰리(데인 쿡)에게 있는 징크스는 이런 것이다. 여자들이 그를 거치기만 하면(또는 섹스하기만 하면) 바로 다음에 운명의 짝을 찾게 된다는 것. 바로 그런 경우가 된 옛 여자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찰리는 캠(제시카 알바)이라는 여자를 만나 반한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캠과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되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바로 그 징크스가 그의 벨트를 붙든다. 찰리는 캠이 다른 운명의 짝을 찾게 될까봐 그녀와 섹스를 하지 못한다.

영화 각본에 크레딧을 올린 스티브 글렌이란 인물은 이 이야기의 아이디어 제공자다. 제작 뒷이야기에 따르면 그의 전 애인들 중 무려 다섯명이 그와 헤어진 뒤 3개월 안에 약혼을 했다고. <굿 럭 척>의 줄거리는 물론 훨씬 과장돼 있다. 찰리에 관한 소문이 웹을 통해 퍼지자, 운명의 짝을 찾길 원하는 수많은 여자들이 찰리와 섹스하러 줄을 선다. 찰리의 불알친구 스튜(댄 포글러)는 “죄책감 느끼지 마라. 네가 하는 일은 사회봉사”라는 논리를 펼친다. 찰리는 그래서 날마다 여자를 바꿔가며 별 종류의 섹스를 다 한다. 찰리와 캠의 러브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짤막하게 등장하는 이 시퀀스는 영화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인상 중 하나다. 그 안에 모든 여성 비하적, 외모 비하적 발언들이 집약돼 있다. 두 남자의 철없는 짓들이 가끔 웃음을 주고 제시카 알바가 예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이상의 마음을 행운의 남자에게 주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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