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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17] <유전의 애수> 전단지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내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열일곱 번째는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 이승기씨가 기증한 유현목 감독의 <유전의 애수> 전단지입니다.

마산으로부터 친필로 적은 편지와 전단지 한장이 자료원에 도착했다. 빛바랜 옥빛 바탕에 붉은색으로 휘갈겨쓴 제목이 꽤나 예스러워 보이는 그것은 유현목 감독의 1956년작 <유전의 애수> 전단. 신인감독다운 패기와 시도로 주목받은 데뷔작 <교차로>와 같은 해 발표된 이 영화는 <자유부인> <피아골>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주류정서였던 신파와는 구별되는 감각적인 연출로 회자되던 작품이다. “독자들도 그 타이틀과 테마와 스토리를 상기시키면 짐작이 되시겠지만 불란서영화 <인생유전>과 미국영화 <애수>를 연상시키는 작품이고, 그 내용도 영화의 테마를 절충시키려고 기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거미줄에 얽매인 인간의 사시…’ 이와 같은 현대인의 숙명적인 고민상이 바로 이 <유전의 애수>가 노리는 ‘테마’이다.” 현재 필름은 남아 있지 않지만 1959년 9월9일 <한국일보>에 실렸던 당시 기사에서 영화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영화에의 기운으로 넘쳤던 50년대 한국영화의 단면을 맛보게 하는 이 전단은 마산의 영화애호가 이승기씨가 보내온 것이다. 오랫동안 혼자 힘으로 영화 자료들을 모으고 영화사랑을 펼쳐왔던 그는 마산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영화애호가. 얼마 전 마산시에 그의 손때 묻은 자료들로 꾸며진 작은 영화자료관이 세워졌고, 이를 기념해 자료원에 고이 간직해온 전단을 보내온 것이다. 비록 한장의 낡은 전단이지만 지방에서 홀로 외롭게 영화에의 애정을 가꿔온 그가 보내온 것이기에 그 감동과 의미는 무엇과도 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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