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 스크린독과점에 관한 ‘한국영화 발전포럼’에서 학계, 제작, 배급, 극장 관계자들은 또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설전을 주고받았다. 발제를 맡은 영상산업정책연구소의 류형진 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04편의 상영작 중 16편의 “미는 영화들”이 400개관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한 반면, 156편이 50개 미만을 확보하는 데 그쳤음을 지적하며, 스크린 독식으로 다양성이 감소하고 중소 영화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은 독과점 규제 법안이 거론되면서 달아올랐다. 서울예술대학교 강한섭 교수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듯이, 스크린 점유율을 법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나비픽처스의 이하영 부사장은 “과거부터 독과점은 쭉 있어왔다. 자유경쟁을 하게 내버려둬야지, 자꾸 규제하려 들면 오히려 투자만 위축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청어람의 유창서 이사는 “상영관을 맘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극장이 문제다. 최소 상영일수를 보장하면 독과점도 완화될 것”이라 주장했고 최백순 서울시극장협회 상무는 “관객 1~2명 앉혀놓고 영사기를 돌리란 말이냐. 피해를 보존해줄 것도 아니면서 그런 말을 하면 극장들은 정말 피눈물이 난다”고 반박했다. 반론과 재반론, 격한 논박으로 이어지던 이날 토론은 “구체적인 대안을 찾는 자리를 내년에 마련하겠다”는 영진위 김혜준 사무국장의 말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