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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미드나잇] 키트, 다시 출동이다

리메이크 제작이 논의되고 있는 <전격 Z작전>

<전격 Z작전>(Knight Rider) 리메이크 제작 중

리메이크에 등장할 새로운 키트의 모습.

지난 11월 말 인터넷의 각종 미드 혹은 영화 사이트들의 게시판에는 몇장의 자동차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이게 정녕 새로운 키트라는 말인가?’라는 제목을 단 게시물에 첨부되어 있던 자동차 사진들은 <전격 Z작전>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Knight Rider>의 리메이크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진 전설의 인공지능 전투 자동차 키트(KITT-Knight Industries Three Thousand)의 새로운 버전이었다. 화제가 된 이유는 검정색 Pontiac Trans Am에 기반해 날렵한 차체를 자랑하던 과거의 키트는 온데간데없고, 같은 검정색이나 다소 퉁퉁하고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550 HP Ford Shelby GT500KR(사진 참조)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드의 제1 전성기 시절, 키트는 에어울프와 함께 당시 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전설의 주인공이었다. 둘 다 어떤 최첨단 무기와 대적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던 존재였기에 ‘키트와 에어울프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질문은 ‘마징가와 그랜다이저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로 심하게 고민을 해본 적이 있던 당시 소년들에게 더 풀기 힘든 난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었다. 그런 키트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중년 팬들이 가슴을 설레며 새로운 키트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주인공과 함께 나타날 것인가에 귀추를 주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키트의 주인으로 저스틴 브루어닝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지면서 팬들은 다소 실망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핫셀호프가 연기한 원작의 주인공 마이클 나이트의 아들을 연기하게 된 28살의 브루어닝은 모델로 일하다 배우로 전업한 경우로, 주로 낮 시간대에 방영되는 연속극에서 연기 생활을 해온 무명배우다. 데이비드 핫셀호프 역시 같은 나이에 연속극에 출연하다 픽업되어 대박의 인기를 끈 경우지만, 리메이크에서는 더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저스틴 브루어닝은 다소 맥빠지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둔해 보이는 새로운 키트의 모습까지 공개되자 기대치의 급락은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팬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새로운 시리즈가 제작되기 전에 새로운 출연진으로 <전격 Z작전>의 TV영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일종의 변칙 백도어 파일럿인데, TV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시리즈로 끌고 간다는 것이 제작진의 복안이다. 더욱이 <본 아이텐티티>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1편을 직접 감독했고 내년에 개봉예정인, 헤이든 크리스텐슨 주연의 SF영화 <점퍼>(The Jumper)의 감독인 더그 라이먼이 제작 물론이고 감독을 직접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팬들의 기대치를 올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상대하게 되는 적의 정체가 과거 대비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원작에서는 테러리스트, 핵폭발, 골리앗이라는 미친 최첨단 트럭 등 모호한 적과 싸웠지만, 이번 TV영화에는 이라크전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진 블랙워터 등 이른바 민간 경호/용병 업체가 주적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로 군과 계약을 통해 시설이나 요인 경호를 하거나 전장에서 군인을 대신하는 전투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 경호/용병 업체의 문제점들이 확대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그들이 키트를 만든 나이트 인더스트리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억만장자에 고용되어 창업자를 납치하고 키트를 빼앗으려 한다는 상황이 줄거리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실망스러운 점과 기대되는 점들이 교차하는 <전격 Z작전>의 리메이크 파일럿 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일부 언론 기사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과거의 키트와는 달리 <트랜스포머> 속 오토봇들과 같이 외형을 바꿀 수 있는 키트의 모습이 등장할 것이지만, 그런 기술적인 테크닉의 완성도가 높다고 해서 시리즈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다. 모쪼록 몇개의 에피소드 방영 뒤 바로 실패의 낙인이 찍힌 <소머즈> 리메이크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길 팬들은 바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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