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한 적이 없으니 철회할 것도 없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 소속 연예인들의 이명박 후보 지지선언을 두고 의사수렴 과정에서 억지가 있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월5일, 이경호 예술인복지회 이사장은 자신을 포함한 지지선언 연예인 39명의 명단과 함께 6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직전, 명단에 포함되었던 김정은, 박진희, 최수종, 홍경민 등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기자회견 이후에는 정준호와 에릭 등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경호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후배 연기자들의 이름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경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지지의사를 확인했으며,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거나 하룻밤 사이에 지지의사가 바뀐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지선언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들은 “애초에 이사장이 지지의사를 물어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박진희의 매니저인 이규한씨는 “아무래도 이경호 이사장이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봉사단체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소속 연예인들을 그대로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으며, 김정은의 매니저인 김영환씨는 “지난주에 따사모 회원들이 회의를 하면서 이야기가 오고간 것 같다”며 “선배에 대한 예의상 아예 거부하지는 못하고 참석하기 힘들다고 했을 뿐인데, 가족들의 반대 때문에 지지철회를 했다는 식으로 와전되었다”고 밝혔다. 정준호의 입장은 더욱 황당하다. 평소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준호의 매니저인 이광현씨는 “정동영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쪽에서 제의한 것을 거부해왔고 당선 뒤 인터뷰까지 거절했다. 어느 누구도 지지하네, 마네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불거진 건지 우리도 확인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호 이사장은 “그들의 마음이 변한 것뿐”이라며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씨네21>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는 “배우들에게 100% 동의를 얻었는데, 개인사정이나 가족문제 때문에 이름을 빼달라고 해서 빼주었을 뿐이다. 지금의 논란은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조장한 것”이라며 “한명의 배우라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명단에 올라간 사람이 있다면 내가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의 이명박 지지선언이 해프닝으로 밝혀진 상황에서 이번 사건 또한 위장 지지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