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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라 하기엔 엉성한 영화 <링 게이트>
정재혁 2007-12-05

공포의 문? 일단 열긴 했는데 별 게 없다

새로운 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패러다임이 시작되지만 그건 이전 시대의 종말이다. 의문의 죽음과 초자연적인 사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 <링 게이트>는 묵시록적인 메시지를 전제로 한다. 11개의 문이 정해져 있고, 시간이 그 문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세계는 종말의 끝으로 나아간다는 식이다. 7살 때 부모님을 잃은 소녀 새라(라우라 멘넬)는 이상한 환영에 시달린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고 죽은 엄마의 모습도 유령이 되어 나타난다. 학교에선 그녀를 괴물이라 놀린다. 새라는 유일한 친구 라덴(크리스티 윌), 친절하게 다가와 준 세스만 믿고 생활하지만, 그녀를 놀리던 친구들이 하나씩 의문의 죽임을 당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새라가 자신과 주변의 의문을 하나씩 조사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녀의 운명이 지닌 무게, 세상이 처한 위기를 암시한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진부하고 허술하다. 새라가 왜 도서관의 책을 뒤지고, 세스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지도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살해 장면을 죽음의 순간과 이를 인식하는 시간의 차이를 두어 연출한 장면은 인상적이지만, 그외에는 전혀 임팩트가 없다. 공포라 하기엔 밋밋하고 스릴러라 하기엔 엉성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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