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왕좌를 마다하고 냄새나는 늪으로 향했던 슈렉이 TV를 통해 잠시 ‘컴백’했다. 11월28일 <A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된 30분짜리 특집 애니메이션 <슈렉 더 홀스>(Shrek the Halls)에서 슈렉은 피오나 공주, 동키 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렉 더 홀스>에서 슈렉은 녹색 괴물의 선배 격인 그린치와 비슷하게 그려진다. 늪지에서 홀로 사느라 크리스마스를 몰랐던 슈렉이 주변의 도움으로 그 참된 뜻을 알게 된다는 내용.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도 슈렉이 그저 휴식만 취하려 하자 피오나 공주와 세 아이들은 파티를 열자고 종용한다. 크리스마스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슈렉은 결국 시내에서 <초보자를 위한 크리스마스> 책을 구입해 준비를 시작한다. 그렇게 슈렉이 오붓한 가족 파티를 열려는 순간, 불청객이 찾아오니 그건 동키, 장화 신은 고양이, 생강과자 일당이다. 이들은 각각 자신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며 훼방을 놓고 마침내 슈렉은 분노하게 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아틀란티스> 등의 게리 트루스데일이 연출한 <슈렉 더 홀스>는 TV용 특별판이긴 하지만 값싼 ‘짝퉁’은 아니다. <슈렉> 시리즈에 참여했던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 에디 머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총출동해서 목소리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피오나 공주 역을 맡은 카메론 디아즈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에는 유머와 아름다움과 메시지 또한 담겨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캐럴 <경배하세>(Deck The Halls)에서 제목을 따온 이 애니메이션은 2006년 <ABC>의 엔터테인먼트 책임자 스티브 맥퍼슨이 드림웍스의 CEO 제프리 카첸버그에게 크리스마스 특집물을 제안하면서 개발됐다. <슈렉>의 ‘정규 시리즈’ 4편은 2010년 개봉될 예정이다. 그런데 혹시 산타옷을 입은 슈렉처럼, 내년 설엔 한복 입은 태권브이의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