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화의 상업적 르네상스가 오려나. 오랫동안 영국영화가 시장에서 재기할 가능성이란 대처 총리가 노동운동에 뛰어들 가능성에 가까웠다. 그러나 2007년은 영국영화가 오랜 침잠기를 벗어나 수면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보여준 해로 평가받을 듯하다. 현재까지 영국영화 자국점유율은 무려 27%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의 19%에서 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뜨거운 녀석들> <미스 포터>와 <속죄>의 성공이 자국영화 점유율 상승에 단단히 한몫을 했고, 올해 박스오피스 상위 20위권에 오른 영국(혹은 합작)영화들은 무려 16편에 달한다. 지난해의 3편에 비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기념비적인 자국영화 점유율 상승을 ‘전반적인 박스오피스 규모의 확장’과 ‘다양한 장르를 자랑하는 영국영화들의 등장’이 불러일으킨 동반효과로 풀이한다. 전체 박스오피스의 규모가 올해 유독 상승한 구체적인 이유는 3가지다. 주목받았던 텔레비전 시리즈들의 동반 실패, 거대한 축구 매치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록적으로 끔찍했던 여름 날씨. 특히나 날씨가 형편없었던 올해 7월은 1970년 이후로 영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달로 기록됐다. 거기에 강력한 할리우드 합작영화와 양질의 자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하니 자국영화 점유율도 동반 상승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영국영화진흥위원회는 “할리우드로부터의 장기적인 투자 획득과 강력한 자국영화의 생산을 지속적으로 짝지울 수 있다면, 영국 박스오피스는 지금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게 합작으로 만들어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루어진 사상누각이라면? 물론 영국영화진흥위원회는 솜씨 좋은 대답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올해 영국 영화계가 <히스토리 보이스> <노트 온 스캔들> <라스트 킹>처럼 다양한 장르의 수작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