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차 수사 때에는 그룹 재무팀 직원의 제보를 토대로 전격 수사에 나섰던 검찰이 이번 삼성의 불법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고위 임원 출신이 차명계좌 번호까지 밝혔는데도 뭉갰다. 고소하면 수사한다고 했다가, 참여연대와 민변이 이건희 회장 등을 고발하자 ‘떡값 검사 명단을 주지 않으면 공정성을 고려해 사건을 배당할 수 없다”고 시간을 끌었다. 로비를 받는 집단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BBK 사건 특별수사팀에는 이명박 후보와 같은 고려대 출신 검사들은 배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학연에 얽매인다는 것도 자인한 셈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이렇게까지 사려 깊은 줄은 몰랐다.
애를 데리고 다니면 검찰 못지않게 두루 사려가 깊어야 한다.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 아저씨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한나라당 분들께 도움될 만한 정보가 있다. 한 육아소식지에서 최근 이런 주제를 다뤘다. ‘공공장소에서 떼쓰는 아이, 어떻게 다룰까?’
소식지는 “아이는 어른 스케줄에 적응할 수 없으며 자동차나 유모차, 낯선 환경에 쉽게 피곤해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욕구 충족이 제대로 안 된 아이에게 얌전히 있어주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 어찌할까. 우선 아이의 상태를 고려해 외출 시간을 정하고 관심을 끌 만한 놀잇감을 준비하자. 일 보는 동안 아이가 관심을 기다리다 지칠 때까지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틈틈이 무엇을 사야 하는지, 어디에 와 있는지 재미있게 설명해주자. 일이 끝나면 ‘나 잡아봐’ 같은 놀이를 해준다고 약속하자. 하지만 아이가 구르기 시작하면 이런 게 다 소용없다. 이때 절대 피할 것은 윽박지르거나 엉덩이 때리기. 더 떼가 나거나 겁에 질려 악을 써댈 수 있다. 일을 중단하고 바로 대처하는 게 좋다. 강의나 행사 중이라면 밖에 데리고 나가 조용한 곳을 찾아 달래자. 어른 처지보다는 아이를 고려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아저씨를 너무 방치해 심심하게 만든 것 같다. 아니면 ‘국민성공’ 달리기 행사가 너무 시끄러워 피곤해졌을 수도 있다. 대선이 끝나는 대로 놀아주겠다는 약속조차 안 한 것은 반성할 일이다. 어쨌든 울음보는 터졌고 발버둥은 시작됐다. 어쩐다. 일단 아저씨를 조용한 곳에 데리고 가는 게 좋겠다. ‘강경한 대북노선’을 사달라고 조르는 게 왜 나쁜지, 자꾸 그걸로 놀면 머리도 나빠지고 키도 안 큰다고 조곤조곤 달래주길. 참, 떼쓸 때 먹을 걸로 달래는 건 제일 위험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