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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8] 한국영화 및 배우 스틸 네거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내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여덟 번째 기증품은 정기성 스틸기사가 기증한 한국영화 및 배우 스틸 네거입니다.

“<두만강아 잘 있거라>(임권택, 1962)하고 <불한당>(장일호, 1963)으로 시작했으니까 한 48년쯤 됐나. 인물 사진을 처음부터 생각 안 하고 그냥 내 일방적으로 배우들 사진 이리저리 찍으러 다니다보니 이렇게 된 거지.” 제대 뒤 영화계에 뛰어들어 어느새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스틸기사로 일하며 배우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온 정기성 스틸기사. 그는 특히 배우들의 개성이 출중하게 드러난 인물 사진을 잘 찍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때는 남정임, 문희 이런 이들이 최고 인기였어. 나한테 얘기를 하더라고, (그때 같이 일하던 스틸기사가 한 18명쯤 됐거든), 아무튼 ‘그중에서 정기성 스틸기사가 제일 잘 찍는다’라고, 그러면서 (사진을) 부탁을 하더라고. 한창때는 1년에 10편도 더했어. 덕분에 매일 택시 타고 길에 돈을 뿌렸지….” 이렇게 해서 찍은 6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는 남녀 스타들의 사진과 네거필름이 12권의 사진첩에 담겨 영상자료원에 기증됐다. 이만희 감독의 <검은 머리>를 비롯해 <돌아오지 않는 해병> <매춘> 등 그가 지금까지 찍어왔던 38편 영화 700컷이 넘는 네거필름을 포함해서다. 한국영화의 영원한 아버지 김승호, 청춘의 표상이던 신성일과 엄앵란, 세기의 연인 최은희와 액션스타의 대명사 장동휘. 원조 트로이카 남정임, 문희, 윤정희….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얼굴과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담았던 이 스틸들은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정지된 시간을 뚫고 다시금 관객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