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12회(2007) > 추천영화
폭력의 순환고리 <톤도 사람들>
장미 2007-10-10

<톤도 사람들> Tribe 짐 리비란 | 2007년 | 95분 | DV | 필리핀 | 뉴 커런츠

“아이일지라도 겁쟁이가 되면 안 된다. 톤도의 신은 아이다.” <톤도 사람들>은 열살짜리 에벳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톤도는 다닥다닥 붙어선 건물에 가려 하늘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필리핀 빈민가. 마약과 알코올, 섹스, 폭력으로 점철된 그곳은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정글과도 같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에 톤도 아이들은 이미 총, 칼로 상대를 위협하는 법을 배우는 것. 에벳은 톤도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밤마다 어머니가 남자들을 끌어들여 섹스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에벳은 거리로 뛰쳐나가 폭력 조직을 이룬 십대 소년들을 뒤쫓는다. 어느 날 다른 조직의 공격에 투랏이라는 소년이 죽어나가자 친구들은 복수를 다짐하고, 이어 걷잡을 수없는 살육전이 벌어진다. 깜깜한 밤, 더욱 어두운 빈민가 뒷골목. 어디가 어딘지 가늠하기 힘든 가운데 여기저기서 튀어나온 적들에 소년들이 하나씩 죽어나가는 절정 부분은 아찔한 충격을 전달하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폭력의 순환고리를 묵묵히 응시하던 에벳은 어떤 비극적인 교훈을 얻었는지 결국 총을 손에 쥐고 집으로 뛰어들어간다. 헐렁한 티셔츠와 청바지로 무장한 십대들을 그리는 만큼 <톤도 사람들>을 가득 채운 것은 날카로운 욕설이 난무하는 힙합 음악이다. 소년들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랩 선율은 증오와 살의를 어지러이 표현하고, 이는 또 흔들리는 카메라워크, 미로 같은 빈민가의 거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작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짐 리비란 감독이 2006년 팔랑카문학상 수상작을 영화화했다. 2007년 필리핀 시네말라야영화제 대상 및 주연상 수상작.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