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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중국 영화계, 대인이 필요한 때

몸집 불리는 중국 영화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수익내는 영화보다 이목을 끄는 영화

현재 베이징 영화계 유일한 화제는 장원(姜文) 감독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이다. 부산국제영화제(그 영화가 또한 상영될 곳이지만)에 오기 전에 ‘베이징 스크리닝’ 행사에 들르기 위해 중국 수도에서 잠깐 머물 동안 장원과 그의 최근 영화가 대화에 오른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거부당한 이후 <태양은…>은 베니스영화제에서 9월3일 월드 프리미어를 했고, 비평가들의 반응은 극도로 갈렸다. <태양은…>이 상을 받지 않았을 때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더 불리하게도 또 다른 중국어영화인 리안의 <색, 계>가 상을 탔다.

<태양은…>이 9월11일 공식적인 베이징 프리미어를 가지고 나서, 장원과 영화에 대한 비난의 칼들이 갈리고 있었고, 지역 배급사는 일반 개봉일자를 한주 앞당겨 9월14일로 잡았다. 270벌의 디지털판을 가세하여 대규모 릴리즈인 400벌의 프린트가 만들어졌고, 엄청난 홍보가 곁들여졌다. 그러나 9월 말까지 이 영화는 1400만위안(17억원)밖에 벌어들이지 못했다.

1958년 배경의 마지막 단락과 함께 문화혁명이 끝날 즈음인 1976년을 배경으로 여러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2시간짜리 이 영화는, 네편의 단락들이 각기 다른 계절을 배경으로 진행되면서 촬영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세 단락을 촬영한 뒤, 제작사는 돈이 떨어졌고, 장원이 자기 돈 수백만위안을 투자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베이징 영화계의 추측으로는 6천만위안(73억원) 정도가 들었을 것이라 한다.

중국과 베니스에서의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매우 유사했다. 관객은 뒤얽힌 플롯에 혼란스러워했으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편집과 비주얼에 지쳤다. 이 영화는 딱히 나쁜 영화는 아니다. 촬영은 놀랄 만큼 훌륭하고 연기자 몇몇도 매우 좋다(조안 첸, 황추생의 경우). 그러나 장원은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모르는 게 문제다.

중국에서 이 영화는 “따피엔”(대형영화)으로 분류된다. 여러 편의 한국 “따피엔”이 몇년 전 실패하면서 업계는 스스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동안 거대예산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다시 그것을 재검토하고 있다. 어떤 업계든 사업에 힘을 더해줄 “대형영화”가 필요하다. 또한 장원 같은 대형 인물들도 필요하다. 감독으로서 그의 첫 영화 두편은- <햇빛 쏟아지던 날들>(1994)과 <귀신이 온다>(2000)- 중국의 검열문제에 시달렸지만, 많은 홍보가 되었다. 배우로서 그는 장이모의 <붉은 수수밭>(1988)에서 근육이 우람한 마초 농부를 연기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

키 크고 덩치가 큰 북방 중국인인 44살의 장원은 중국의 어떤 다른 남자 스타들과도 다른 스크린에서의 육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고, 그는 옛 시절의 무비스타처럼 통 크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삶을 산다. 프랑스 여자와 결혼했지만 그는 <스타>를 촬영하면서 주연 여배우 주윈과 사랑에 빠져서 아이를 낳았다. 심지어 그 아기가 영화에 나온다. 그리고 그는 평정을 잃지 않는 태연함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넘긴다.

중국 영화산업은 장원 같은 인물을 필요로 하고, <태양은…>같이 크고, 비싸고, 위험을 감수하는 영화를 필요로 한다. 이제 모두의 눈은 다음 “따피엔”들, 부산에서 프리미어를 하고 12월에 개봉되는 펑샤오강의 <집결호>와 같은 달에 개봉할 진가신의 <투명상>에 쏠려 있다. 벌든 잃든 돈은 여기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은 태우고도 남을 투자 자본을 갖고 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필요한데, <태양은…>은 분명 그것이 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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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