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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의 액션보다 귀여움 <러시아워3>
2007-10-03

이제 성룡의 액션보다는 그의 귀여움에 더 눈길이 간다는 아쉬움

<러시아워>(1998) 1편으로부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성룡은 <나이스 가이>(1997)와 <성룡의 CIA>(1998) 등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이른바 ‘쇠퇴기’라는 팬들의 아쉬움에 직면하기 시작한 때였다. 그로부터도 무려 10년이 지났으니 <러시아워3>에서 사실상 그의 ‘본격’ 액션이라 할 만한 장면은 별로 없다. 아니, 어쩌면 그는 이제 더이상 각박한 도심에서 그런 싱싱한 액션을 영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룡은 ‘착한 경찰’이라는 자기 고유의 캐릭터로 안간힘을 쓴다. 한 대사에 대한 충성심과 어렸을 적 헤어진 옛 고아원 동생을 다소 맥락없이 등장시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국제적인 범죄조직 삼합회의 중심인물 ‘샤이 셴’의 정체를 이야기하려던 ‘한’ 대사가 세계범죄재판위원회 회의 도중 살해당한다. 그를 경호하던 리(성룡)와 단짝 경찰 제임스 카터(크리스 터커)는 곧이어 암살 위험에 빠진 한 대사의 딸 수영(장정초)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의 단서를 쫓아 파리로 향한다. 카지노 클럽에서 만난 섹시한 여자 자스민(유키 구도)은 정보를 주겠다며 리에게 접근하지만 함정임이 드러나고 격투가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리는 과거 자신과 같은 고아원에서 지냈던 켄지(사나다 히로유키)가 삼합회의 중요한 인물임을 알게 된다. 한편, 리와 다투고 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카터는 또 한 명의 섹시한 여자 쥬느비에브(노에미 르누아르)가 삼합회와 엮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룡표 액션’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액션신은 에펠탑에서 펼쳐지는 ‘수영 구하기’ 장면이다. 언제나 추락의 위험을 동반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성룡의 액션은 그럭저럭 시선을 끈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대한 깃발을 휘감아 자신의 몸을 감추는 성룡의 귀여움도 꽤 향수어린 즐거운 웃음을 준다. 그런데 <러시아워3>는 전반적으로 6년 만의 속편이라고 하기에는 아이디어가 지나치게 부족하다. 요컨대 할리우드에서 <리썰 웨폰> 시리즈가 4편으로 막을 내린 1998년에 <러시아워> 1편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꽤 의미심장하다. 이 시리즈는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인종간의 차별성을 폴리스 액션 스토리로 재구성할 수 있는 꽤 흥미진진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3편은 과연 이 시리즈가 더 계속될 수 있을지 우려가 들게 만든다. 성룡의 쇠퇴를 PG13과 R등급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는 크리스 터커의 좀더 걸쭉해진 입담만으로 상쇄시키기에는 어딘가 허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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