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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토리] 지방에서 독립영화 만드는 슬픔
오정연 2007-08-27

<7월32일>

몇달 전 ‘영화시사회 초대’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6년 전 여순사건을 다룬 <애기섬>을 만들어 <월간조선>의 ‘색깔공세’에 시달렸던 장현필 감독이, 전남 최초로 지역영화인들끼리 HD장편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회상영회로 서울 언론에 알릴 기회를 얻었지만, 다른 일정과 겹쳐 영화를 보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인프라는 물론 ‘영화’에 대한 인식 또한 척박한 지방에서 독립장편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미안함이 컸다. 며칠 전에는 시네마테크 부산으로부터 ‘부산제작 장편영화 <7월32일> 첫 공개’라는 메일을 받았다. ‘영화도시’로 통하는 부산이라면 독립장편 제작도 비교적 수월할 듯싶지만, 과연 그럴까. 고은의 <만월>을 원작으로 HD장편을 만든 진승현 감독은 부산 동명대학교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탭 대부분이 부산 거주자에, 90% 이상 부산 로케이션으로 촬영했고, 부산영상위원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지만, ‘100% 부산영화’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입장이다. “메인스탭 구성과 후반작업까지 부산에서 진행하고 싶었지만, 그럴 여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주류 문화의 대안이 되어야 할 독립영화마저 서울 중심주의를 깨뜨릴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