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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미니의 아찔한 삶의 모습 <캘리포니아 뷰티>

이 발칙발칙한 10대 악동소녀를 보라!

<아메리칸 뷰티>의 캐빈 스페이시 제작으로 만들어져 유사한 제목의 마케팅으로 소개된 <캘리포니아 뷰티>의 원제목은 <미니의 첫 경험>(Mini’s First Time)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경험이 주는 흥분에 삶을 기꺼이 던지는 18살 고등학생 미니의 아찔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충만한 악의로 명랑하고 활기차다. 따가운 캘리포니아의 햇볕처럼, 어떠한 비도덕도 냉소적인 명랑함으로 뒤바꿔놓는 감독의 재기 역시 인상적. 외부의 전지적 시점으로서가 아니라 여자 악한(villain)인 미니의 시점과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전개하고 있지만, 영화의 끝까지 이 악의가 어디까지 관객의 예상을 배신할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서사는 앙큼하다. 도덕적으로 무감한 미국 중산층 부모의 삶을 장난기 어린 악의로 비판하고 TV쇼로 대변되는 미국 엔터테인산업에 대한 냉혹한 자기 반영적 반성까지 제공하면서, 끝까지 영화 속 인물과 관객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면서 우리를 조롱하는 미니의 놀랄 만한 비도덕은 이상하게도 밉지 않고 통쾌하다. 중년의 성욕 왕성한 사업가로 나오는 알렉 볼드윈은 느끼하면서도 흔들리는 중년의 역할을 보여주며, 아직 10대인 미니 역의 니키 리드는 당돌하고도 죄의식없는 틴에이저 팜므파탈의 진가를 선사한다. 뜨거운 캘리포니아의 햇볕, 사람을 흥분시키는 리듬의 음악, 그리고 알코올과 섹스와 약물과 배신. 이 미국영화에 없는 것이라고는 정직함과 얼빠진 도덕 감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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